Blonde를 왜 좋아할까
나는 프랭크오션의 Blonde를 정말 좋아한다.
힙합 혹은 알앤비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도대체 Blonde의 어디가 좋으냐고 토론을 하는 글들이 간혹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몇 년째 연말결산 통계를 보면 압도적으로 Blonde가 1등이다.
오늘은 내가 생각하는 이 앨범이 좋은 이유와 곡하나하나의 감상에 대해서 작성해볼까 한다.
Blonde는 모든 곡이 정말 잘 어우러진 앨범이다.
보통 아티스트들의 정규앨범은 본인이 작업했던 곡들 중 괜찮은 곡들을 모아서 발매를 한다거나
내가 만들어놓은 곡 중에 묶일만한 곡들을 묶어서 발매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Blonde는 모든 곡들이 Blonde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1번 트랙부터 재생해도 셔플을 해도 그 분위기에서 어긋나는 곡이 없다.
그러니까 어떤 무드를 느끼고 싶을 때 다른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기보다
Blonde를 재생하면 그분 위기에서 60분가량을 분위기가 깨지지 않고 머무를 수 있어서 자주 재생을 누르게 되는 것 같다.
프랭크오션의 공감각적 작사실력이나 본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가사들이 나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도 있거니와 프랭크는 가사를 이해하기 힘들게 써서 억지로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하지만 그게 정말 프랭크의 의도인지도 모르는 여러 해석들이 난무할 뿐이다.
하지만 프랭크의 Blonde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주는 이유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줄의 가사들 한곡에서 두세 줄 정도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정말 뛰어난 것은 모든 곡에서 반복이 별로 없는 편곡, 멜로디, 리듬 같은 것들이다.
베이스리프가, 피아노리프가, 드럼의 패턴이 정말 중독성 있으면서 멜로디, 중간중간 들어가는 이펙트들, 뜬금없이 나오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들, 프랭크의 뛰어난 보컬실력과 좋은 플로우를 가지고 있는 랩 한곡이 두곡, 세곡처럼 들리는 연출
같은 것들이 내가 질리지 않고 Blonde를 듣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었는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모든 부분을 따라 부르지 못한다.
그리고 자세히 들을수록 여기서 왜 이런 편곡이 나올까 어디부터 의도인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여전히 새로운 것들이 들린다.
그리고 정말 큰 장점은 4계절 내내 내 기분에 따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 바뀐다는 점이다. 내 기분 날씨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이 꼭 하나씩은 존재한다는 점. 그것이 이 앨범의 최고 장점이 아닐까
Blonde 추천 트랙들
1.Nikes
아무래도 가장 대중적인 곡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끔 하루를 시작할 때 들으면 전혀 그런 내용의 곡이 아닌데도 상쾌한 아침을 맞는 기분이 든다.
처음부터 랩이 나오기 전까지는 변조된 프랭크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갑자기 프랭크의 원래 목소리로 변하면서 랩을 하는 부분이 킬링포인트다.
그 부분에서 비트가 체인지되는데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 감상은 곡의 가사가 담고 있는 내용과 관련이 전혀 없다.)
비트가 체인지되고 나서 나오는 랩과 아웃트로의 노래 부분이 여전히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은 나오기 힘든 플로우와 멜로디라고 생각을 한다.
2. Ivy
두 번째 트랙이다. 내가 가사해석을 보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 처음에 나오고 그 구절이 나오고부터 괜히 봄날의 느낌이 드는 음악이다. 설렘이 있는 음악이라고 할까 날씨 좋을 때 산책할 때 들으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는 음악이다.
편곡이 상당히 단조로운데 멜로디가 너무 좋고 편곡이 들어왔다 빠졌다 하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특히 후반부에 아슬아슬한 가성을 내는데 그 부분을 나는 상당히 좋아한다.
3. Pink + White
새벽에 들으면 기분이 이상하다. 프랭크의 공감각적인 가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트랙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노래는 후반부의 여자코러스 목소리는 비욘세라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앨범을 또 재밌게 듣게 해 주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비욘세를 데려다가 그 짧은 부분 코러스를 시키고 말다니...
핑크 화이트는 그렇게 부르기 쉬운 노래도 아닌데도 커버가 은근히 있으니
유튜브에서 커버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커버를 한 적도 있다는 사실...!!
4. Be yourself
가끔 어머니의 잔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요즘에는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런 말씀을 잘해주시지 않는데
이 음악을 들으면 괜히 힘이 난다.
가사를 바꿔서 내가 생각하는 내용으로 바꿔 생각하면
그냥 괜히 조금 의지가 되는 음악이다.
가사를 꼭 들어보시길!!
5. Solo
대부분의 음악들이 가사를 제외하면 밝은 분위기 혹은 따뜻한 분위기를 품기는 앨범이다.
이 음악도 오르간소리가 참 따듯하다.
정말 단조로운 편곡인데 목소리가 좋은 걸까 플로우가 좋은걸까
6. Skyline to
몽환적인 기분을 주는 음악이다.
그리고 모든 음악이 전환이 참 좋다.
한곡에서 여러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음악들로 가득 차있다.
이런 점이 이 앨범이 질리지 않게 만들어주는, 또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앨범이다.
7. Self Control
요즘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다.
'요즘'이라는 말을 꼭 붙여야 한다 또 언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음악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이 같은 음악이라고는 믿기지가 않는 구성인데
처음에는 참 기분 좋은 햇살을 , 나른한 오후를 느끼게 해주는 음악인데
마지막은 우주로 떠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멜로디에 애드리브성이 강한 멜로디가 많은데
그 부분이 어쩌면 정말 애드리브처럼 부르다가 나온 멜로디가 됐을 거다라는 생각을 한다.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랜덤재생을 돌리다가 이 음악이 나올 때
다른 음악으로 넘겨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8. Good Guy
Be Yourself처럼 쉬어가는 트랙중하나인데 후반부에 나오는 비트를 기억에 두고 계속 들어보면
같은 비트가 총 3번 나온다.
9. Nights
여태 나왔던 트랙들에 비해 도입부가 강렬한 편인데
최근 이 음악에서 비트가 체인지되는 부분에 맞춰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영상을 SNS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다.
비트분위기가 두 번 정도 체인지되는데
이 음악도 처음의 분위기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참 상반된다.
후반부는 분위기 좋은 바에서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14. White Ferrari
이 음악도 참 좋아하는 트랙중하나인데.
페라리를 상징하는 색깔은 빨간색인데 하얀색 페라리를 노래해서인지 한동안 나의 드림카는 하얀색 페라리였다.
게임에서도 페라리를 얻으면 하얀색으로 꼭 바꾸곤 했다.
도입부부터 빌드업을 쌓아나가며 마지막에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음악들이 프랭크가 좋아하는 방식인듯하다.
Self control과 유사한 방식으로 음악이 이어져나가다가 마지막아웃트로 부분에서 쓸쓸한 곳에 혼자 남겨진듯한 분위기를 주는데
그래서인지 이 노래를 들으면 쓸쓸한 느낌이 든다.
16. Godspeed
앨범 중에서 직접적인 가사들을 뱉는 드문 음악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앨범에서 거의 유일한 음악이지 않나 싶다.
근데 하여간 평범한 음악이 없다는 게 이 음악의 후반부를 들으며 느껴진다.
지루한 음악, 뻔한 마무리 같은 것을 정말 싫어하나 보다.
이 음악은 제임스블레이크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있는데
같은 음악인데 정말 색다르다.
17. Futura Free
뭔가 희망찬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음악이라서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을 준다.
초반부의 가사는 팬들을 향한 감사 지난날의 회상 같은 긍정적인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힘이 나는 음악인 것 같다.
4분쯤에서 드럼이 들어오면서 나오는 음악 부분을 내가 정말 좋아해서 한때는 이 음악이 나의 최애였는데
아무래도 후반부의 인터뷰 부분을 끝까지 듣기가 힘들어서 주로 다음 음악으로 넘기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음악을 듣는 순간에는 어디선가 힘이 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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